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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03 준비 없는 이별

준비 없는 이별

노래와 사연/사연 있는 노래 2006/09/03 12:22

작은 키에 부리부리한 눈.
늘 무엇엔가 열중해 있으면서도
왠지 조금 불안해 보이는 눈빛.

내가 그와 가까와 진 것은
그나 나나 본래 업무에서 밀려나
제3의 부서에서 다시 만났을 때였다.
밀려난 사람들이 늘 그렇듯
우리는 우리가 밀려난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고
그곳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는가 고민했다.

마음으로야 그만 둬야 할 사람들이 우리가 아니었지만
현실이 어디 그러한가.
우리는 우리의 그 우울한 마음을
한잔 술과 노래로 달래고는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노래방에서
준비 없는 이별, 바로 이 노래를 불렀다.
아니, 그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소리가 .....
가사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이 노래에서의 '그대'는
동료들일 수도,
이루지 못한 꿈일 수도,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

더구나 당시는 IMF때.
그의 노래는 마치
우리도 준비되지 않은 채
이 모든 것들과
언제든 이별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듯 해서
더욱 절절하게 들렸다.

나는 그의 노래에 매료됐다.
그를 다시 보게 됐고
그의 가슴 속에 열정이
출구를 찾지 못한채 들끓고 있음을 느꼈다.
알고보니 그는 연세대학의 노래패 출신.

그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다른 회사로 갓다.
시간이 흘러도 원직 복귀가 안되자 자존심이 상한 그는
자해 하듯이 군소 회사로 갓다.

그러나 거기서도 그는 열심히 일했다.
결국 지금은,
그의 신념과는 논조가 다르지만
가장 힘이 센(?) 회사로 스카우트 돼 갔다.

나는 그가 그 회사로 간 것이 안타깝다.
하지만 욕을 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이젠 똑같은 회사들.
그가 그곳에서라도
그저 잘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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