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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한담 2014/01/14 11:38
요즘 우리집에 강아지가 한 마리 와있다.
꼬비가 천국으로 갔을때, 딸이 너무 울어대니
남자 친구가 위로삼아 사줬단다.
그러나 아내나 나나 더 이상 강아지를 기르고 싶지 않았다.

지금이야 예쁘고 귀엽지만
세월이 흘러 그도 늙으면
노친네 하나 모시는 것 못지 않게 힘들고
무엇보다
죽음이 가까워질 수록 집안 분위기도 음울해지더라.
그땐 우리도 황혼기일 텐데
그 어두운 분위기를 견딜 자신이 없고
끝내 그를 먼저 떠나보내는 것도 못할 짓 같았다.
그래서 집에 못 데려오게 했는데
보름 전쯤, 막무가내로 데려왔다.

남친이 지방에 출장을 가 있는 동안 보살펴 주기로 했다는데.....
강아지를 사 준 것도 그렇고, 그 강아지를 굳이 우리집에 보내려고 하는 것도
뭔가 다른 속셈이 있거나 그를 위한 작전인 것 같아 내키지 않았지만
이왕 데려온 걸 그냥 내칠 수도 없어
당분간이라는 전제로 함께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놈, 눈치가 보통이 아니다.
이제 겨우 5개월이라는데
집에 오자마자 다 제쳐놓고 나에게 달려들어 재롱을 부린다.
강아지 사랑은 아내를 따라갈 사람이 없는데,
사랑이 생존에 무슨 소용?
이집의 대장이 누군지 말 안해도 안단 말이지.

보스턴 테리어.
자그마해도 육덕이 푸짐하다.
안아주면 한 짐이다.
보기엔 날렵한데, 앉는 폼도 요상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펑퍼짐 한 것이, 마치 고스톱 치는 아줌마들  같다.
그 말을 하며 아내와 함께 박장대소를 했다.

들이대기는 또 얼마나 들이대는지,
아침에 운동을 하다 보면
내 주위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틈만 있으면 덤벼들어
발바닥이고 귀고 코고 마구 핥아댄다.

침대에 올라오면 깡총 따라 올라와
망설이지도 않고 몸을 들이민다.
엉덩이를 바짝 붙여오기도 하고
머리를 털썩 내 팔에 올려놓기도 한다.
귀찮아 떼어놓으면 와락, 다시 몸을 붙여온다.
"왜 이러세요" 간절한 눈빛으로.

이걸 예뻐해야 하나, 귀찮아 해야 하나.
X 오줌도 아직 못 가리니
또 다시 전쟁이 시작됐다.

이대로 그냥 둘 순 없는데,
기회만 오면 돌려보내야 하는데,
그새 정이 들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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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 2013/10/01 09:41
술을 줄여야겠다고 마음 먹은 뒤부터
오히려 술을 더 먹고 있다.
이번에도 오늘로서 벌써 나흘째.
몸에 이상이 왔는데도
술 먹자는 소리, 뿌리치질 못한다.

남자들이 술을 먹는 것은
목이 말라서도, 맛이 있어서도 아니다.
술자리 자체가 비즈니스, 혹은 정치다.
주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낙호아 하는 경우가 없지 않지만
대부분이 생존을 위한 것이다.

마음을 풀어놓고 마시자고 하지만
너털웃음 속엔 비수가 있다.
큰소리는 상대를 향한 허세이고
꼭지가 도는 것조차 전략일 수 있다.

가끔 홀로 마시는 술만이
오직 자신을 위한 술, 솔직한 술이다.
그러나 그 술은 쓰기만 하다.
오죽하면 어느 시인이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반이라고 했겠는가.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비즈니스도, 정치도 필요 없다.
그런데 왜 술자리를 거절하지 못하는가?

아버지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하루하루가 불안하지만
나이든 아버지들의 얼굴에서 연민을 본다.
예전엔 못보았으나
이젠 보인다.
그것이 바로 예전의, 어쩌면 아직도의 내 모습 아니겠는가.

그 모습을 보면 위로를 해주고 싶다.
내 몸이 좀 아파도 기꺼이 술잔을 들어주고 싶다.
문제는,
일단 술자리에 가면
그들보다 내가 더 많이 마신다는 것.
이는 나 또한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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