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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1

한담 2013/10/01 09:41
술을 줄여야겠다고 마음 먹은 뒤부터
오히려 술을 더 먹고 있다.
이번에도 오늘로서 벌써 나흘째.
몸에 이상이 왔는데도
술 먹자는 소리, 뿌리치질 못한다.

남자들이 술을 먹는 것은
목이 말라서도, 맛이 있어서도 아니다.
술자리 자체가 비즈니스, 혹은 정치다.
주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낙호아 하는 경우가 없지 않지만
대부분이 생존을 위한 것이다.

마음을 풀어놓고 마시자고 하지만
너털웃음 속엔 비수가 있다.
큰소리는 상대를 향한 허세이고
꼭지가 도는 것조차 전략일 수 있다.

가끔 홀로 마시는 술만이
오직 자신을 위한 술, 솔직한 술이다.
그러나 그 술은 쓰기만 하다.
오죽하면 어느 시인이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반이라고 했겠는가.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비즈니스도, 정치도 필요 없다.
그런데 왜 술자리를 거절하지 못하는가?

아버지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하루하루가 불안하지만
나이든 아버지들의 얼굴에서 연민을 본다.
예전엔 못보았으나
이젠 보인다.
그것이 바로 예전의, 어쩌면 아직도의 내 모습 아니겠는가.

그 모습을 보면 위로를 해주고 싶다.
내 몸이 좀 아파도 기꺼이 술잔을 들어주고 싶다.
문제는,
일단 술자리에 가면
그들보다 내가 더 많이 마신다는 것.
이는 나 또한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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