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의 마지막 밤

한담 2014/02/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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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온 사무실 밖으로 본 창덕궁


어제 회사가 안국동으로 이사했다.
작년 이맘때쯤 회사가 장충동으로 이사를 했고,
그 때 내가 이 회사에 들어왔으니
회사도, 나도  1년만에 다시 새로운 환경을 맞는 셈이다.

위치는 창덕궁 맞은 편.
회사 창을 통해 창덕궁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사무실도, 주변 환경도 한층 좋아졌다.

그동안 작은 변화가 있었다.
들어올 땐 고문이었으나
지금은 실무를 맡은 임원이 되었다.
사실, 직원이 20명도 안되는 회사에서
직책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
실무에 좀더 깊숙이 관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한편 신나고 한편 부담스럽다.

직책이 바뀌면서 많이 바빠졌다.
업무도 업무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바쁘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게 간다.
예전엔 남산 산책도 자주 했지만
최근엔 남산은 물론, 주말 북한산도 가본지 오래다.

매년 연말이면 한 해를 되새겨보곤 했지만
이번엔 신정도, 구정도  어영부영 그냥 넘어갔다.
공연히 바쁜 탓도 있었지만
생각해봤자 모두가 내 힘으론 어쩔 수 없는 일들이니
내 스스로 생각을 피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세월은 빠르게만 간다.
정년퇴직 뒤 1년 4개월을 놀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16개월이 3개월도 안된듯 아쉽다.
새로 일을 시작한지도 1년인데
이 또한 한 달, 아니 보름밖에 안된 기분이다.

백수 시절, 어느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갈 때
아내가 정장을 입혀 주며
'당신 출근하는 모습을 한번만 더 봤으면 좋겠다'
씁쓸한 표정으로 하던 말이 생각난다.

그때 참 마음이 짠했었지.

그래,
지금 내가 할 일은
그저 열심히 회사를 다니는 일이다.
이렇게 살다보면
운명이 또 나를 어데론가 데려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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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충정로 2014/02/18 13:51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와우! 창밖 풍경이 멋있어요.
    전 요즘 대상포진이 걸려서 골골대고 있어요.
    한 동안 쉬지 않고 까불었더니,,,
    몸에서 신호를 보내내요.
    쉬라고~~




  2. 방주 2014/02/19 14:49 PERMALINKMODIFY/DELETE REPLY

    대상포진 엄청 고통스럽다던데....
    내가 아는 사람들은 모두 입원.
    그냥 버티고 있다니 대단하네요.
    나도 요즘 한 닷새 연속 술을 마셨더니
    지금 죽을 지경.
    몸좀 잘 추스려서 두루두루 한번 봅시다.

  3. 충정로 2014/02/21 17:25 PERMALINKMODIFY/DELETE REPLY

    네 알겠습니다.
    빠른 시일내 최소한 두 번은 뵈야할 일이 있을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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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올린 사진

일상 속에서 2013/12/0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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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랜만에 사진을 올린다.
한 5년쯤 됐나?
갑자기 블로그의 사진 올리기 기능이 고장났었다.
그동안 나름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고쳐달라고 부탁해봤지만
블로그 프레임을 만든 회사가 문을 닫아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들었었다.
그런데 몇일 전 우연히
우리 회사에 새로 들어온 직원에게 저간의 사정을 말했더니
이틀만에 뚝딱 고쳤다.
돈 줘도 안되던 일이 커피 한잔 안 사고도 되는 수가 있구나.
우리 사는 일이 다 그러 하거니.
되려면 우습게도 되고
안되려면 안간힘을 써도 안되느니.

어제 북한산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다.
스마트폰 기능은 통화와 문자밖엔 모르니
주어진 카메라 기능도 제대로 이용 못했지만
그런대로 볼만은 하지 않은가?
원효봉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왼쪽으로 염초봉, 가운데에 만경대, 그리고 노적봉이 서 있다.
백운대는 염초봉 뒤에 숨었다.

어제 원효봉에 오른 뒤 상운사 대동사를 거쳐 백운대로 갔다.
지난번 경험으로, 오랜만에 가도 무리가 없으려니 했는데
대동사로 내려와 다시 백운대로 오르는 길이 몹시 힘들었다.
다리가 아프거나 한 것은 아닌데
뭐랄까, 마치 호흡이 안맞다 할까 리듬이 안맞다 할까.
한 걸음 걷고 한 숨, 두 걸음 딛고 한 숨 쉬곤 했다.

동장대에서 도시락을 풀었다.
산에 오면 도시락 먹는 재미도 쏠쏠한데
아내가 싸준 간식을 너무 먹어 그런지
밥맛도 통 없었다.
먹던 밥 남기면 지옥이라도 가는 줄 아는 나지만
반쯤 먹다 남겼다.
동장대에서 대동문을 거쳐 하산하다.

벌써 또 한 해가 다 가고 있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숙제를 다 풀겠다고 다짐했으나
여태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세월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나.

조급해 하지 말 것.
될 일은 때가 되면 저절로 되고
안될 일은 무슨 짓을 해도 결국 안되느니.

또한,
되든 안되든
삶엔 본래 아무런 차별이 없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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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타골 2013/12/11 10:33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시원~~ 합니다!! 사진 자주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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