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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2

한담 2013/09/18 16:05
얼마전 법회에 갔다가 선(禪)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명상과 선에 대해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울 좋은 기회라 생각했으나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다보니 쉽고 재미있게만 설명하려 하고
그러다보니 결국 1시간 내내 겉만 핥은 것 같다.
기대가 컸는데,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그 법사께서 하시는 말씀이
잡념과 헛된 욕망에 시달리는 사람의 마음을 절묘하게 묘사한 노래가 있다며
'가시나무'를 소개했다.

가시 나무.
나도 몇년 전 이 노래를 듣고 전율을 했었다.
자우림이 편곡을 해서 불렀는데
노래도 좋았거니와
노래에 담긴 의미가 너무나 의미심장해서
이 블로그에도 당시의 느낌을 남긴 바 있다.
당시엔 사랑하는 사람에게마저도 마음을 나눠주지 못하는
나 자신의 이기심(그래서 미안함)에 집중했으나
그 법사께선 마음 그 자체를 보신것 같다.
어디에 집중했거나 우리가 본 것은 본질적으로 같다.

나는 그동안
내 속의 너무나 많은 나를 비워내고
가시나무숲 같은 마음의 메마른 가지들을 쳐내려 애써 왔다.
그러나 내 마음은 여전히
바람만 불면 서로 부대끼며 울어댄다.
가장 사랑하는, 사랑해야 하는 사람에게조차
온전히 마음 한 자리를 내주지 못하고 있으며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새들에게도
오히려 가시를 드밀어 상처를 주고 있다.

화는 또 왜 그렇게 잘 내는지....
보는 것 마다 불만이고
불만은 바로 화살이 되어 누군가에게 날아간다.
그래도 이제껏 싸움으로 번지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다.

어제도 술김에 누구에게 혹독한 말을 퍼부었다.
나, 그렇게 귄위적인 사람 아닌데,
남의 불행에 눈물도 많은 사람인데,
이렇게 어이없이 한바탕 화를 내고 나면
아직도 내가 한참 멀었구나 싶어 우울해진다.

최근들어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
우선 술부터 줄여야겠다.
내가 말을 하기보다
남의 말을 많이 들어주자.
내가 화를 내기보다
남의 화를 많이 삭여주자.
폭포같던 마음을
강물처럼, 나아가 바다처럼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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