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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전화

한담 2013/11/03 15:03

지난 주말 회사 간부끼리 한잔 했다.
평소 대표와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가 많아
모처럼 터놓고 얘기를 해보자고 마련한 자리.
그러나 막상 자리를 펴니 딴 소리들만 한다.
결국 술만 죽자고 펐다.

집에 간다고 버스를 탔던가, 전철을 탔던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낯선 곳이다.
요즘 왜 이렇게 자꾸 낯선 곳에서 나를 발견하게 될까?
택시를 잡았더니 다들 안 간단다.
힘들고 피곤한데 잠자리를 물어물어 찾아 가기도 귀찮고,
아무데서나 하룻밤 노숙을 할까도 생각했는데
다행히 타라는 차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니 마음이 불안하다.
어젯밤엔 또 뭔 짓을 한거여?
소포 폭탄 열어보듯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문자는 한 것이 없고 세 사람과 통화를 한 기록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에게는, 그 와중에도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전화를 받기 전에 황급히 끊었던 기억이 나고,
결국 통화는 두사람과만 했던 듯.

전화를 왜 했을까?
도대체 무슨 말들을 했을까?
그 늦은 시간, 스스로도 기억 못 할 거면서 굳이 전화를 한 것은
그 순간 그가 보고싶었거나
그에게 기대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언제라도, 무슨 말이라도, 나에게 귀를 기울여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헤어진 연인에게 했던 가장 찌질한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부분 요상한 문자를 상대방 휴대폰에 남긴 것,
혹은 술 취해서 전화를 한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창피해라.....!
내가 전화를 한 사람들이 설사 헤어진 연인은 아니더라도
늦은 밤 술 취해 전화를 하는 것이 찌질한 짓임엔 틀림 없는 것 같다.
그 찌질한 짓을 나는 대체 몇년이나 해온 거여?

앞으론 술 취해 전화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내 전화를 받아온 그대들,
앞으론 혹시 내가 전화를 하더라도
절대 받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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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충정로 2013/11/04 16:35 PERMALINKMODIFY/DELETE REPLY

    ㅋㅋ
    정신력과 기억력이 습관을 이기기 힘든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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