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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03 어떤 이별

어떤 이별

일상 속에서 2014/03/03 17:33
지난 주말 팀장급 한 여직원이 또 사직을 했다.
내 보기에 열정도 있고 일도 잘해서 호감을 가졌는데
새로 온 상사와 같이 일할 수 없다며 회사를 떠났다.

회사가 지금 이 만큼이나마 재정적으로 다소 안정된 것은
그 직원에 힘입은 바 크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이상 진전이 없고, 되레 후퇴하는 조짐이 있어
새로운 계기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새로운 전문가를 영입해 그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데
그 아가씨, 새로 온 상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 아가씨 평소에도 당돌한 면이 있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기 분야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심도 대단했다.
이 때문에 종종 갈등이 생기고 뒷담화도 많았다.
그러나 나는 그 정도의 능력과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회사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와는 업무 라인이 달라 잘은 모르지만
어쩌다 같이 일을 해보면 일에 대한 감각도 뛰어나던데
그 정도도 포용하지 못한다면 회사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새로 온 상사에게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바꿔 함께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서로가 마음이 떠난 상태였다.
그 아가씨, 새로운 팀이 구성되면 회사를 떠나겠다고 하더니
팀이 구성돼가자 2월 말까지만 근무하겠다고 분명히 선언했다.
그리고 열흘이 넘도록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근무했다.
정말로 사직서를 낸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말일이 되자 칼 같이 짐을 쌌다.

그와 마지막 점심을 같이 했다.
그때도 그는 아무 동요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직 새 일터를 찾진 못했지만 우선 엄마와 해외여행도 가고,
고향에 내려가 쉬면서 새 일자리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웃기도 하고
못 먹는다던 술도 조금 마셨다.

그런데 회사로 돌아와 짐을 챙겨 나갈때
뜻밖에도 눈물을 보였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 스스로도 멋적어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왜 아니겠는가?
스스로 열정을 바쳐 일해온 직장을 떠나는데
왜 눈물이 나지 않겠는가?

그 아가씨, 나이도 적은 편이 아닌데
아마도 자신이 내세운 자존심의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당분간 좀 힘들겠지만,
어쩌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곧 다시 일어서게 될 것이다.

다시 일어서는 날,
그에게 화려한 날개가 돋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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