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영농일기 2019/06/25 16:24
어제도 고추꽃은 엄청나게 떨어졌더라.
물도 주고, 영양제도 주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 같은데....

풀이 죽어 용세 성님에게 하소연 하니
"수정이 되면 꽃은 절로 떨어지는 거여"
"...!"

지금 뭐라고 하는 건가?
수정이 안돼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수정이 끝나 떨어지는 것이라고?

용세 성님 말에 따르면
꼭지가 달린채 떨어지는 건 문제가 있지만
꽃만 뚝 떨어지는 것은 정상이라고.
그런데 이 말을 왜 이제서야 하는가?

처음부터 이상했었다.
가장 아름다운, 생의 절정기에 우수수 지는 벚꽃이
모두 수정이 안된 때문이라면
벚나무 열매는 어떻게 열리겠는가?
꽃이 떨어지는 것이 이상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인터넷을 뒤지고 농약상을 찾아간 것인데
그땐 아무도 꼭지채 떨어지냐, 꽃만 똑 떨어지느냐 묻지 않았다.
용세 성님까지 모두가 비정상인 이유만 잔득 늘어놨다.

사람들 참 고약하다.
내가 그 때문에 얼마나 고민했는데...
물론 고온 등으로 떨어진 꽃도 있겠지만
전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농사를 접어야 하나까지 고민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처음 400포기의 고추에서
600근의 건고추 생산을 목표로 잡았다.
본래 노지고추는 3그루에서 1근을 본다.
하우스에선 농사를 잘 짓는 경우
1그루에서 1근까지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3단적화 등 첨단농법을 도입하면서
그 1.5배의 수확을 목표로 한 것이다.
물론 의욕일뿐이다.
그러나 은근히 500근은 기대를 했다.

꽃이 우수수 지면서
그 꿈은 사라졌다.
심지어 내 먹을 김장거리나 챙길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그게 그게 아니라고?

그러고 보니 우리 고추, 참 잘 크고 있다.
진딧물 때문에 조금 고생은 했지만
남들보다 키가 2배는 되는 것 같다.
그것도 처음엔 하체부실, 또는 웃자라는 것이 아닌가 염려했지만
황과장은 정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너무 잘 자라고 있는 것 아닌가?

용세 성님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단다.
지금 달린 고추들을 제대로 수확하기 위해선
충분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단다.
그러면서 비료,
내가 화학비료를 거부하는 것을 의식해선지,
조심스레 외국산 화학비료를 권했다.

그 많은 고추들을 크게 키우려면
확실히 액비와 물 만으론 안될 것 같다.
그러나 화학비료는 그렇고.....
전남 나주의 친환경농업회사에서 생산한 천연 영양제를
거액을 주고 대량 구입했다.
꿈이 되살아났는데
이 정도 돈은 써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
고추농사는 이제부터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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