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알 수 없다

영농일기 2019/06/06 12:48
태풍급 비바람이 몰려온단다.
병충해 때문에 매일 걱정인데
날씨까지 사람을 편하게 하지 않는다.

농군이 되면 마음이 태평해질 줄 알았다.
해가 뜨면 일어나 일하고
해가 지면 돌아와 쉬며
힘닿는 대로 일하고
소박하게 먹으며
당최 근심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비가 오면 작물이 쓰러질까,
바람이 불면 하우스가 무너질까,
하늘이 맑으면 또 맑은대로
병충해 때문에 걱정이다.

집들이차 찾아온 백기호는
여전히 총채벌레 타령이다.
자기네 고추는 벌써 수확할 만큼 자랐다고 자랑하며
올 내 농사 살리려면 빨리 약을 치란다.
당장 자기가 시키는대로 하란다.

우리 고추들 잎에 생긴 문제는
총채벌레 때문이 아니라는데,
단지 약해(藥害)일 뿐이라는데,
내 생각에도 약해 같은데...
그러나 누가 알랴?

농사는 하늘이 반은 짓는단다.
모르는 일은 하늘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사람은 그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

그런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하고나 있는 것일까?

우리는 매번 최선을 다 하자 말하지만
무엇이, 어디까지가 최선일까?
그 또한 알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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