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영농일기 2019/07/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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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 많이 달리면서
가지가 벌어지거나 찢어지는 경우가 잦다.
심을 때 잘못 심어서인지
처음부터 삐딱하게 자란 나무도 있고
넘어지지 않으려 어쩡쩡하게 버티다
다리가 뒤틀린 나무도 많다.

한때 꽃이 우수수 져버려
고추 많이 따기 글렀구나 낙담했는데
이젠 너무 많이 달려
나무가 주저않거나 가지가 꺾일까 걱정이다.

황과장은 지지대가 넘어질 우려가 있다며
지지대끼리 묶어주라 했는데
묶어주기도 어렵거니와
후속 줄매기 작업 때문에 묶어줄 수도 없었다.
이제 날이 갈수록 넘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다행히 별다른 병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추의 시련은 지금부터라니
긴장을 풀 수 없다.

농부의 마음은 천하태평인 줄 알았는데
내가 살아보니 그게 아니구나.
꽃이 지면 진다고 걱정,
고추가 많이 달리면 많이 달려서 걱정,
하루도 걱정이 가실 날이 없다.

붓다는 일체개고, 삶 자체가 苦라 했다.
살다보면 분명 樂도 있는데 왜 皆苦라 하는지 의아했는데
나이 들어서야 그 뜻을 알았다.
어차피 사는 게 걱정과 불안이라면
그 걱정과 불안도 즐겨야 하는 걸까?
걱정함을 걱정하지 않는 게 깨달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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