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미소

시사 2019/07/17 13:47
문재인은 본래 정치가가 아니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를 거절해서
노무현이 청와대로 부를 때도 애를 먹고
양정철이 다시 정계로 끌어들일 때도 엄청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결국 대통령이 됐다.
그리고 달라졌다.
늘 진지하기만 하던 그가
얼굴에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정치인은 남들에 좋은 인상을 줘야 한다.
그래야 표가 나오고 지지율이 높아진다.
이왕 정치판에 나선 것,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려는 건가?
아님 국민에 대한 단순 서비스인가?

그러나 그의 웃음은
영 자연스럽지가 않았다.
억지로 웃는 티가 역력했다.
잘 웃지도 않던 무뚝뚝한 사람이 무시로 미소를 지으려니
되레 어색하기만 했다.
외교무대에서의 그의 웃음은
다른 나라 정상들의 미소와 비교돼
초라하고 비루해보이기까지 했다.

남북미 회담땐 또 어떻든가?
김정은 다독이랴
미국 눈치 보랴.
노심초사 북미회담을 이끌어가는 그를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려고 억지 칭송을 늘어놓을 땐
미국 앞에서 우리는 여전히 약소국임을 절감해야 했다.
그의 미소는 나를 슬프게 했다.

그런데 요즘 그가 변했다.
일본이 갑작스레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경제 압박을 가해오자
얼굴에서 웃음이, 미소가 사라졌다.

일본은 경제력을 무기로
주권을 가진 나라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황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다.

이런 국가적 비상상황에서도
제1야당과 조선일보 등 보수세력은
문재인에 대한 열등감, 원망, 증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라야 절단나거나 말거나
일본과 한통속이 되어 괴변까지 일삼는다.
어찌 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문재인은 결연한 표정으로
일본과의 정면승부에 나섰다.
망국적 일부 언론에도 포문을 열었다.

대통령은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심지어 원수까지 품고 가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종은게 종은 것일 수 없다.
어차피 다 함께 갈 수는 없다.
이래도 저래도 욕할 사람들에게는
그냥 욕을 하라고 하자.
내친 김에 미국 앞에서도 이제 당당해지자.

억지웃음을 웃지 않는 그가 좋다.
이제 다시 문재인답다.
앞길은 험할 것이다.
그러나 얼렁뚱땅 썩은 미소로 해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달라진 문재인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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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한다, 조선일보

시사 2019/02/13 16:15
조선일보가 연 이틀
라디오와 지상파의 여당 편향이 심각하다고
대서특필했다.
근거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조사 결과.

서울대씩이나 되는 곳의 연구라니
믿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조사 연구를 발주한 곳이
바로 조선일보란다.
자기들이 돈 들여 의뢰했다는 사실을
조선일보는 왜 밝히지 않고 보도했을까?

낌새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서울대가 발끈했다.
시비를 걸려면 연구 내용을 두고 걸어야지
왜 누가 발주했느냐를 가지고 따지냔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런데 왜 조선일보는
지금에서야 그런 조사를 의뢰한 것일까?

언론보도가 편향적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는 야당 편향,
박근혜 이명박 정부에서는 여당 편향의 왜곡 보도가
지금보다 심하면 심했지 결코 못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지금에서야 문제를 삼는 것일까?

또, 왜 신문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을까?
방송도 문제지만 신문,
그 중에서도 이른바 전통 보수지라는 3대 신문의 편향은
편향을 넘어 횡포에 가까왔다.
그런데 왜 자신들은 조사 대상에서 뺐을까?

조사 내용을 보면
현 정부에서 방송의 여당 편향이
이명박 박근혜 시대보다 훨씬 심해졌다고 한다.
그런데 편향에 대한 개념 정의나 설명이 없다.
도대체 어떤 게 편향인가?
옳은 걸 옳다 하고, 그른 걸 긇다 하는 것도 편향일까?

현정부 들어 여당 편향이 심해졌다는 것은
방송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충성을 하고 있다기보다
야당의 공격에 대해 덜 우호적이라는 말 같다.
그런데 만일 야당의 공격이 부당하거나 적절치 못하다면
이건 당연한 일 아닐까?

이명박근혜 정부때는 아무리 정부 편을 들어주려 해도 잘 하는게 별로 없었다.
그러니 조선일보 등 보수 신문은 여당 비호보단 야당 공격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보수지도 많이 변했다.
여전히 비판 아닌 비난을 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선 빈도가 훨씬 줄었다.
이들도 시대변화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만 유독 더욱 날을 세우고 있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과거의 논리를 뒤집고, 심지어 오보를 내면서까지
공격에 혈안이다.

과거엔 조선일보가 좌로 가라 하면
다른 신문 방송이 모두 좌로 갔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좌로 가자 해도
아무도 따라가지 않는다.
그게 조선일보를 더 화나게 했을까?
논조에 비분강개가 역력하다.

조선일보는 이제 자기들만이
외롭게 언론의 정도를 걷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조사의 책임 교수는
학계에서는 소문난 자유한국당 지지자란다.
박근혜 정부때는 정부 추천 방통심의의윈을 지냈단다.
현재 조선일보에 칼럼도 쓰고 있단다.

조선일보, 참 수고가 많다.
그러나 자신들의 '외로운 정도'가
실은 '왕따의 길'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여하튼 계속 수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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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반격

시사 2018/10/19 19:27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의 평양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로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서다.
김정은의 교황 초청은
혹시 문재인의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문 대통령이 제안했다 한다.
남북이 힘을 합쳐 교황을 초청한 셈이다.
이는 문재인의, 혹은 남북이 함께 둔
절묘한 '신의 한 수'로 생각된다.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는
미국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자금 미국의 대통령이 트럼프라는 것이 문제다.
돌연히 시작된 북미 대화 국면은
트럼프이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트럼프이기 때문에 언제든 깨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장사꾼,
그것도 사기성이 농후한 장사꾼이다.
그는 정치도 장사꾼 처럼 한다.
철저하게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면서
계산이 안 맞으면
자기가 한 말이나 약속도
주저없이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이다.
기적처럼 시작된 북미 대화도
교묘한 말장난 속에 그새 몇번이나 굴곡을 겪었다.
언제 또 변덕을 부릴 지 알 수 없다.
남북이 미국의 선의에만 기댈 수 없는 이유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남북이 움직였다.
안하무인, 변덕쟁이 트럼프에게
남북이 반격을 개시한 것이다.
먼저 북한은 중국에 손을 내밀고
러시아와도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여차하면 중국과 러시아 뒤에 숨어
판을 엎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다.

한국도 미국에 은근한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모든 공을 트럼프에게 돌리며
트럼프 비위 맞추기에 진력했지만
이제 끝까지 미국 눈치만 보지는 않을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대북 제재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독자적인 남북 군사-경제 교류협력을 추진한 것이다.

정부는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지만
구체적인 남북교류 복안에 대해
미리 알리고 허락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이와 같은 독자행동은
트럼프를 향한 은근한 경고이며
북미대화가 평화의 길에서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 견제구다.
이번 교황 초청은 그 결정판인 셈이다.

교황의 방북은
북미대화가 다시 전쟁으로 역행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트럼프가 교황조차 무시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러려면 아마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로서는 커다란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문재인,
보면 볼수록 신기한 사람이다.
때로 너무 여론을 의식.
정치를 쇼처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짜증도 나지만
사람을 놀래키는 재주가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문재인과 김정은, 그리고 트럼프가 엮어가는
글로벌 삼국지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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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평창동 2018/10/23 18:13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오!
    직접적이고 흥미롭습니다.^^
    신문 칼럼도 이렇게 쓰면 대박일듯요.
    이렇게 쓸만한 신문사가 있을까 싶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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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의원의 자살

시사 2018/07/23 23:18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자살했다.
노회찬.
척박한 정치환경에서 진보의 터를 닦은 사람.
해학과 기지 넘치는 언변으로
약자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 사람.
소수정당의 한계를 넘어
속 시원한 정치의 참맛을 보여준 사람.
그런 그였기에
그의 자살은 믿을 수가 없었다.

드루킹이라는 황당한 정치꾼에게서
5000여만원을 받은 것이 드러나 고민했던가보다,
정치를 하다보면
그런 실수를 할 수도 있지.
그 정도 갖고 왜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돌아보면
진짜 악당들은 죄를 짓고도 태연하고
착하고 의로운 사람들은 너무 부끄러워 한다.
심지어 목숨까지 버린다.
왜 그럴까?
도덕성이 너무 강해서?
자부심이 무너지는 것을 이기지 못해서?

사람들은 악당이 잘 못하면
그러려니, 큰 실망도 안 한다.
그러니 악당들은
잘못이 드러나도 시인도, 사과도 하지 않는다.
마냥 뭉개다가 시간이 지나면
내가 언제 그랬냐?
고개 뻣뻣이 들고 다시 설친다.

그러나 정의를 부르짖던 사람이 실수하면
사람들은 이전의 선행도 모두 위선으로 단정하고
온갖 악담을 쏟아낸다.

노의원도 두려웠을 것이다.
그동안 정의의 대명사처럼 행동했는데
뒷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니
얼마나 많은 조롱과 비난이 쏟아질까?
무엇보다 그는
동지들에게 악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했던 것 같다.

비로소 발전의 기틀을 잡은 당에 누를 끼치게 될까
몸서리 나게 후회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고,
모든 허물은 내탓이니 유권자들은 나를 벌하고 당은 아껴달라고
쓰라린 유언을 남겼다.

사람 속엔 너무나 많은 내가 산다.
어떤게 진짜 나인가?
모두가 나다.
다만 숨기려는 내가 있고
내보이려는 내가 있을뿐.
그리고 숨겨진 내가
끝내 드러나지 않기를 바랄뿐.

숨겨진 내가 어쩌다 드러나도
그게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다.
다시 나타날 확률도 아주 낮다.
그러니 착하고 의로운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에 관대할 필요가 있다.
질못을 참회하고 책임은 지되
지나치게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열을 잘못하다 하나 잘하면 영웅,
열을 잘하다 하나 잘못하면 위선자가 되는
멍청한 세태도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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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과 지방선거

시사 2018/06/14 10:29
그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너무나 쉽게 (어이없게?) 정상회담이 결정돼 불안불안 하더니
느닷없이 회담 취소 소동이 있었고
(사실 이 때문에 나는 비로소 불안이 가셨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반드시 원치 않는 과정, 큰 일일수록 더욱 큰 시련을 거치기 마련이다.)
두 사람의 대단히 교활하고도 조심스런 수작 끝에
전세계의 주목 속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보다 못하다.

무엇보다 CVID가 명시되지 않았고
기대했던 종전선언이 없었다.
그래도 트럼프가 환상적인 회담이라고 좋아하니 다행이다.
아마도 밝힐 수 없는, 알짜 합의가 따로 있으리라 짐작된다.

앞으로 갈 길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일단 길이 잡혔으니
이제 이 길을 확고하게 가기만 하면 된다.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어제는 또한 지방선거 투표일이었다.
여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매제가 한나라당 소속으로 도의원에 출마해 난감했다.
나와는 이념 성향이 전혀 딴 판이지만
누이를 생각해 돕지 않을 수 없었다.
한나라당에 임시로 당원 가입도 하고
홍보쪽 일을 도와주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바람, 사실상 문재인의 바람이 엄청났다.
국회의원 재보선 12곳중 11곳, 시도지사 17곳 중 14곳을 석권했고
기초단체장도 거의 싹쓸이 했다.
역사상 최대의 민주당 압승이었다.
이겨도 이런 일방적 승리는 사실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남북문제에 관한한 대로가 열린 셈이다.
축하한다.
기대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민주당의 승리를 기원하면서도
이곳 선거만큼은 매제가 이기기 바랐다.
밤 12가 지나도록 패색이 짙더니
막바지에 추월, 4선에 성공했다.
정말 다행이다.
누이동생에게도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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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도둑처럼

시사 2018/04/28 09:08
도둑놈 이명박이
통일은 도둑같이 온다더니
정말 도둑처럼 통일이 오는가?

어제 김정은이 남측으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판문점 선언을 함께 발표했다.

비핵화와 더불어
연내 종전 선언 추진!

몇달 전만 해도 금방 전쟁이라도 날 것 같더니
도둑처럼, 꿈처럼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가
한반도에 깜짝 찾아온 것이다.

아직 한가닥 불안은 있다.
트럼프가 남아있다.
문재인은 지혜롭게도
대부분의 결정권을 트럼프에게 미뤘다.

공치사 좋아하고
잘난척 좋아하는 트럼프.
감히 바란다.

그대의 명성 이미 드높으니
이제 일필휘지,
화룡에 점정하고
술이나 한 잔 함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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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시사 2018/03/12 16:05
요즘 미투 운동이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 여자 검사가 검찰 고위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 이후
문화예술계로, 연예계로, 종교계로, 학계로 파문이 퍼지더니
요즘 정치계로 넘어와선 정치공작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권력기관이자 엘리트인 검사까지 성추행을 당했다는 점에서
이번 폭로는 어느때와 달리 폭발력이 컸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명사(?)들이 줄줄이 그 추악한 정체를 드러냈다.
특히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는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그는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다른 정치인과 달리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그가 내세운 철학적 메시지는 얼마나 섣부른가?
당초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나는
오히려 그 때문에 그를 가볍게 보게 됐다)
국민들은 그에게 남다른 기대를 했고
그러한 기대감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배신감도 말할 수 없이 컸다.

성폭행이나 성추행은
어떤 경우에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특히 여자를 가볍게 보는,
혹은 무분별한 성적 욕망을 낭만이나 무슨 정신적 자유로 포장하는
남성 우월시대의 잘못된 관습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요즘 잇달아 터져 나오는 폭로들을 보면
이게 과연 성폭행이 맞나싶은 경우도 적지 않다.

세상 모든 일은 상대적이며, 이중적이다.
절대적으로 옳거나 절대적으로 그른 일이 없다.
남녀관계는 더더구나 복잡하다.
남자는 다 늑대라지만 때론 천사이기도 하고
여자는 다 선녀라지만 한편 여우이기도 하다.

실제로 남자는 여자가 웃어주기만 해도
자기를 좋아하는 줄 착각하고 '본성'을 드러내는 일이 많다.
그러나 여자가 거절하면 강제로 어찌해보기 보다
얼굴을 감싸쥐고 꽁무니를 빼기 일쑤다.
거꾸로, 여자는 모두가 선녀같지만
남자의 착각을 이용하는 여우일 때도 적지 않다.
그래서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라고 말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때 성폭행이나 성추행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본인의 의사에 반한 것인가,
명확한 거부 의사에도 되풀이 됐는가,
그리고 완력이든 권력이든
힘에 의한 강제가 있었는가 여부일 것이다.
착각에 의해 들이댔다가
거절을 당하고 즉각 꼬리를 내린 경우엔
여자들도 용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투 운동의 발단이 된 서지현 검사의 경우도
상사가 즉시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그대로 묻혀버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상사는 인사로 보복을 했다.
이는 단순한 성추행과는 다른 문제가 된다.
서 검사는 성추행을 폭로했지만
그가 실제로 겨냥한 건 인사의 불공정이다.
성추행에 대한 단죄는 어쩌면 이미 끝났다.
서 검사가 단호히 거부함으로서 상사는 이미 망신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인사보복으로 인해
서 검사의 자비, 또는 인내로 없던 일이 될 수도 있었던 성추행은
인사 보복을 밝히기 위해 재론될 수밖에 없다.
상사는 이제 용서받을 길이 없게 됐다.

안희정의 경우는 또 다르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차례의 성폭행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강제적이고 일방적인 피해로 보기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어느 정도 '늑대에 대한 여우의 공생'이 의심스럽다.
그러나 그는 설사 여자가 먼저 들이댔어도 넘어가선 안됐다
그가 가진 힘과 그가 내세운 도덕적 철학적 이미지가
이른바 '가스등'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강제성이 없더라도,
여성에게 일말의 잘못이 있더라도
그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폭로 중의 일부는
일회적이거나 단순한 '사고'에 불과한 것도 있는 것 같다,
강제성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고
실제로 입은 피해가 무엇인지 애매한 것도 있다.
심지어 변심한 애인에 보복을 하거나
목적을 가지고 모함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것도 있다.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정가의 정치공작 시비도 그중 하나다.

'미투'에 대해 조금이라도 문제를 제기하면
운동을 위축시키려는 불손한 의도로 폄훼하는 기류가 있다.
그러나 미투운동의 더 큰 장애는
운동 자체를 희화화 하는
'같잖은 폭로', 미투같지 않은 미투 아닐까?
미투운동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
폭로도 가려가면서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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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트럼프

시사 2018/03/09 15:08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한단다.

김정은의 메시지를 들고 미국에 간 우리 대표단이
트럼프를 만나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메시지에서 김정은은
트럼프를 빠른 시일내에 면담하고 싶다며
평양 초청 의사를 밝혔다.
이에 트럼프는
5월 내에(불과 두달내에!) 만나자고 즉각 화답했다.

초청한 김정은이나 즉각 받아들인 트럼프나
대체 뭐하는 것인가?
어쩌면 이리도 사람의 예측을 무색하게 만드는가?
대담하고도 신속한 이들의 결단에
세계가 모두 뒤집어졌다.

트럼프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나는 북한에 되레 복음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예측한 바 있다.
명분을 중시하는 보통의 정치인들과 달리
지독하리만큼 실리를 밝히는 트럼프가
오히려 복잡해지기만 한 북한 문제를
간단히 해치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예측이라기 보다는 희망, 일말의 기대였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뒤의 그의 행적을 보고
실리는 개뿔, 개폼만 잡는 그에게 완전 실망했는데
지금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김정은이 권좌에 올랐을 때
모두가 북한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봤다.
국가를 다스리는데에는 경륜이 필요한데
김정은은 너무 젊고, 젊다기 보다 차라리 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단시간내에 권력을 장악했고
비록 나쁜 의미일지라도
그의 존재를 전세계에 강인하고 확실하게 부각했다.
나이가 적다고 얘가 아니었다.
그는 '얘어른', 아니 무서운 '얘노인'이었다.

트럼프는 칠순이 넘은 노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노인에게 기대되는,
그리고 세계 최강 미국의 대통령에게 기대되는
깊은 경륜, 세련된 품격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기존의 미국 대통령들은 속으로는 어떻든 겉으로는
세계평화와 정의의 수호자임을 내세워 왔으나
그는 그 가면마저 벗어 팽개쳐버렸다.
오히려 그 힘을 내세워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하려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공갈협박도 서슴지 않으며
잘난체 좋아하고,
잘된 일은 다 자기 덕분이라고 재고싶어 하는
아주 철딱서니 없는 어린애.
그렇다.
그는 '어른얘', 그것도 아주 위험한 '노인얘'다.

얘노인와 노인얘는 같은 부류일까?
그래서 서로 통하는 것일까?
예측불허라는 점에서는 둘은 확실히 같다.
그런데 남들에게만 예측불허이고
자기들 사이에선 통하는 것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정말 둘이 만나 핵문제가 해결되고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면
그에 따라 남북이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힘을 합치게 되면
한반도엔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가 몰려올 것이고,
탄허스님이나 강증산, 대종사께서 예언하신대로
한국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미치광이 전략'을 자주 구사한다는 트럼프.
이번엔 정말 제대로 미친 것 같다.
그러나 결과는 여전히 예측불허다.
그들 둘 속에 얘,
통제불능의 얘가 똑같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하다.
가슴 터질만큼 기대에 부풀면서도
곧 나락으로 곤두박질 칠것만 같은 두려움을 떨칠 수 없다.

문재인이 잘 해야 한다.
두 사람이 갑자기 어린애로 돌변해
성질대로, 마구 떼를 쓰며 모든 걸 망치는 일이 없도록
은밀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둘 사이를 조종해 가야 한다.

신이 문재인과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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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김정은

시사 2018/03/07 11:09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방북했던 특사단이
엄청난 선물을 들고 귀환했다.

핵 문제 협의 가능.
이와 관련된 대화 중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중단.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의 대남 사용 배제.
현수준 한미 군사훈련 양해.
우리측 판문점에서의 3차 남북 정상회담 실시.
남북 정상간 핫라인 개설.

실로 예상을 뛰어넘는,
상상초월의 결과다.
게다가 트럼프에 보내는 메시지까지 들려보냈다.

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부터
김정은은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사단 도착 3시간만에 전격적으로 면담하고
만찬장엔 전례없이 부인까지 동반했다.
특사단을 대하는 태도도
대단히 솔직하고 극진했다 한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는 했지만
이처럼 대담하고 파격적인 결정을
그것도 그토록 신속하게 내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참, 대단하다 김정은.
설마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니겠지?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서 이같은 극적 반전은
노무현은 물론 김대중도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는 문재인의 능력인가, 우리나라의 국운인가?

아무러면 어떤가?
본래 영웅은 시대가 만든다지 않는가?
문재인이 영웅이면 국운이 트일 것이고
국운이 트인다면 문재인이 영웅이다.
부디 문재인은 영웅이 되고
국운은 왕성해지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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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남북

시사 2018/02/12 10:06
어제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돌아갔다.
얼마만의 남북교류인가?
금방 전쟁이 벌어듯한 분위기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교류,
너무나 감격스럽다.
그러나 마음 속엔 여전히 불안이 가시질 않는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이에 따른 미국의 핵피격 엄살과 공격 엄포.
마침내 코피 터뜨리기인지 마박 까기인지
전쟁 일보직전가지 갔지만
전쟁 당사국, 혹은 최대 피해자가 될 우리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우리측의 끈질긴 대화 제의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우리측의 즉각적인 화답으로
북한 선수단,응원단, 예술단, 고위급 대표단이 남쪽을 방문하게 됐다.
특히 김정은의 친 여동생인 김여정이
김정은의 친서를 들고 특사 자격으로 방문,
남북교류의 새 장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모든 점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남북문제 만큼은 너무나 소심해서
내심 크게 실망했었다.
정권이 정말 바뀐 건가 의심까지 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기회로 북한을 끌어들이고
결국 정상회담 제의까지 받은 것을 보니
그동안의 소극적이고 답답했던 모습은 어쩌면
그의 고도의 전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최근의 미국 일본 국내 보수세력의 행태를 보면
그동안 남북대화의 끈을 놓지 않은 것만도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싶다.

국제무대의 최대 골칫덩이는 분명 북한 김정은이다.
그러나 트럼프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여준 것은
대국의 지도라라기보다 자국의 이익에만 급급한 소인배였다.
더구나 하는 말, 하는 짓이 모두
정도나 왕도는 커녕
유치한 속임수와 공갈을 일삼는
야바위꾼 모습이다.

트럼프를 대신해 올림픽에 온 펜스 부통령은
대통령의 공식 리셉션에 버젓이 지각하고,
북한에는 눈길도 주지 앟은채 5분만에 떠나버렸다.
모두가 평화를 기원하는 올림픽에 와서
천안함이나 둘러보고 탈북자를 만나며
남측의 절절한 평화 노력을 훼방놓고 다녔다.
그것도 나름으로는 전략이었을까?
그랬다면 참으로 졸렬하고 유치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어쩌다 이런 망나니, 쫌팽이 국가가 되었을까?

일본 또한 미국과 미리 입을 맞췄는지
올림픽이 끝나면 즉각 한미 군사훈련을 재개해야 한다며
내정간섭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올림픽을 축하하러 온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를 들먹이며 깽판을 친다.
'트럼프의 애완견'이란 말을 듣고 있는 일본 총리가
우리나라에 와선 감히 늑대 노릇을 하려 한다.

국내 보수세력들은 어떤가?
이들은 북한이 참가한 올림픽은 차라리 실패하는 게 낫다는 듯
북한 방문단의 행보에 악평과 조롱을 일삼고
당국자들의 행보를 헐뜯기 바쁘다.
미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내의 막장 공격까지 견뎌야 하는 문대통령이
너무나 안스러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북한이 갑자기 남쪽에 온 것은
분명 속셈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속셈이 무엇이든
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속셈은 속으로 파악하고 대처하면 된다.
부디 남북이 진정한 소통으로
화합과 발전, 상생의 길로 가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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