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깊은 산골에 웬 사람들이...

영농일기 2020/01/16 12:39
어제 상주로 고추 교육을 갔다 왔다.
자닮식으로 유기종 묘목을 기르는 곳이다.
나는 칼라탄 72구 6판을 주문했다.
올핸 모종부터 제대로 골라 해봐야지.

​ 상주 가는 길은 험했다.
'이랴', 옆구리를 들이차도 가는듯 마는 듯,
나의 늙은 애마로는 감당이 안되는 험한 산구비를
가슴을 졸이며 몇번이나 오르내려 찾아갔다.

​ 가봤자 무슨 대단한 수가 있다고....
이 먼길을 가는 나도 참 열심이다..
그러나 도착해보니 100명 가까운 사람이 몰려왔다.
거제에서도 제주에서도 왔단다.
놀랍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이 사람들, 유기농이 뭔지나 알고 온거야?
농사만 어렵고 돈도 별로 안 되는데......

​ 자닮을 통해 알게 된 오늘 강사이자 육묘장 대표는
농사에 관련된 공직에 있다가 18년전 귀농했단다.
그동안 실패를 거듭하다가 이제야 노하우를 습득했다고.
오늘 오신 발품값은 확실히 거두게 해주겠단다.
그러나 자닮식 영농법을 책으로, 동영상으로 이미 배운 터라
색다른 것은 없었다.
다만 실제 농사를 짓다보면 이론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며
자닮 강의와는 다소 다른 의견도 비친다.
당연히 그렇겠지.
나도 느끼던 바다.

​ 내 실패담을 얘기하고 해법을 묻자
예상했던 답변을 내놓는다.
내 생각대로 해야 맞단다.
그러나 무경운 농법에 대해선 우려를 한다.
분명 좋은 농법이지만, 유기농 1,2년 했다고 시도하기엔
땅이 아직 준비가 안됐을 거란다.

​ 어쩌지?
그러나 무경운에 적절해지는 때가 언제인가?
3년 뒤? 5년 뒤?
그러기엔 내 남은 농사 인생이 너무 짧다.

​ 자닮에선 자신을 갖고 권하던데....
자닮 강의를 믿기로 한다.
지금까지도 강의만 믿다가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내가 배운대로 제대로 못한 부분도 있다.
이번엔 잘 해봐야지.

​ 다만 아내가 알까봐 걱정이다.
내가 무경운 한다니 또 엉뚱한 짓 한다고 난리인데
전문가가 말리더란 얘기까지 들으면....
그냥 모르는체 강행할 밖에.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21

Write a comment


말리지 말라

영농일기 2020/01/12 15:35
하우스 밖의 빈터에 퇴비를 깔았다.
작년 검정콩을 심었던 곳엔 12포를,
그리고 파를 심었던 곳엔 7포를 뿌렸다.
대추나무 5그루에도 2포를 선물했다.

​ 겨울이 한창인 지금 퇴비를 뿌린 것은
겨울이라고 손놓고 놀 수만은 없고
무엇보다 봄철 허둥지둥 하기 않기 위해서다.
2년 전 농사를 처음 지을 땐 200평이나 되는 빈터를 그대로 놀렸다.
승부수였던 잎들깨 재배에 쫒겨 다른 일은 생각도 못했다.
작년엔 토마토, 파, 깨, 콩, 상추 등 제법 많은 작물을 심었으나
어영부영 하다 시기를 놓쳐 작황이 좋지 않았다.

​ 올해는 농사도 3년차니, 이제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
생전 처음 농사를 지으면서 무농약, 유기농을 한답시고
2년간 고생만 실컷 하고 큰 적자를 보았다.
남들은 유기농은 안 된다고, 괜히 헛고생 말라고 지금도 말리지만,
올해도 역시 유기농이다.
무엇이든 3년은 해야 해봤다 하지 않겠는가?
2년간 경험 했으니 아무래도 올핸 낫겠지.

​ 올핸 유기농에 더해 무경운 농사를 시도한다.
2년간 경험을 했다지만 사실상 또 다시 첫경험인 셈이다.
그런 만큼 두려움도 있다.
올핸 그래도 성과가 좀 있어야 하는데....

​ 아내는 농사도 모르면서 왜 남들을 따라 하지 않느냐고 성화다.
그러면 슬퍼진다.
뒤늦게, 남들은 할 일 없이 쉬는 나이에 농사 한번 지어보겠다는데
왜 무조건 남들 따라 하라는가?

​ 처음 하는 일은 되도록 남이 하는대로 따라 하라지만
따라 한다고 나도 잘 되던가?
붓다는 모든 일에 정해진 법이 없다 하셨다.
농사에도, 2년간의 내 경험에 따르면, 정해진 법이 없다.
마땅히 정해진 법이 없으니
농사도 내가 짓고싶은대로, 내가 공부한대로 한다.

​ 평생을 내 식대로, 내가 옳다고 믿는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온전하게 내식대로 살아본 적이 없다.
이제 농사라도 내 맘대로 지어보겠다는데.....
누구도 말을 말라.
적어도 3년 동안은.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20

Write a comment


문재인, 그리고 추다르크의 선택

시사 2020/01/09 16:36
 추미애 법무장관이 어제저녁 전격적으로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와 친문세력을 공격해온 윤석열 사단을 단칼에 쳐날렸다.
장관으로 거론되면서부터 이들을 손보리라 예상은 했지만
그 강도가 예측을 훨씬 넘는다.
윤석열의 왼팔, 오른팔은 실질적으로 좌천까지 당했다.

​ 놀랍다. 그리고 두렵다.
검찰이 가만 있을까?
아무리 문제가 있다지만, 산 권력을 수사중인 검찰을 날려버리는 것을
국민들이 용납할까?

​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생각해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
검찰은 인사 당일 추 장관에 노골적으로 맞섰다.
독립성이 중요하다지만, 검찰은 법무부의 하위 기관이다.
법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된 사법부 소속이 아니라
대통령과 장관의 지휘를 받는 행정부 소속인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름을 정면으로 거절했다.
법무부가 먼저 인사안을 보내면 이걸 보고 가겠다는 것이다.
그게 관행이었단다.
아무리 관행이라지만, 총장 면담이 요식행위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지만,
장관의 호출을 정면 거절하는 것이 응당한가?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래도 되는 일인가?

​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야 국가 기강이 서지 않는다.
그런데 검찰은 하루 종일 법무부 발표에 빠짐없이 토를 달며 여론전까지 폈다.
이건 하극상(추 장관 말로는 항명)에 다름없다.
검찰의 간이 이렇게 부었다면
결과론적이지만, 독한 처방이 온당하지 않은가?

​ 검찰은 장관 후보자 딸내미 표창장 하나를 두고
4개월 이상이나 온 나라를 뒤집어놓았다.
그런 무리한 무리한 수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그게 국가인가?

​ 또한 사소한 사건들을 끝없이 끄집어내
청와대와 국회까지 밥 먹듯 압수수색하는 것을 그대로 둔다면
임기 내내 검찰에 시달리느라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추 장관의 인사는 사람들의 눈총과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윤석열 일당을 모조리 쳐낸 것은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 검찰은 늘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다가
말기엔 다음 정권의 사냥개로 돌변해 주인을 물어뜯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 강화해왔다.
민주 정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독립성을 존중해주며
검찰 스스로 개혁에 나서기를 바랐지만
그 결과가 어떠했는가는 노무현 때 극명하게 봤다.
김대중 때부터 이 꼴을 봐온 문재인으로서는
비록 욕을 먹더라도, 무리를 해서라도
이런 검찰을 결코 그냥 둘 수 없었을 것이다.

​ 이번 인사는 옳건 그르건, 이 정부의 필연적 선택인 것 같다.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심판은 역사에 맡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마침 총선이 가까우니
국민이 먼저 심판할 수도 있겠다.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19

Write a comment


자원방래

일상 속에서 2020/01/06 13:53
 지난 주말 후배 2명이 왔다 어제 갔다.
세월이 흘러도 마음이 한결같은 고마운 친구들이다.
덕분에 술을 많이 마셨다.
식도가 헐고 위장에 출혈이 있으니
절대로 음주와 밀가루 음식을 금하라는 권고를 받았으나
어찌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처럼 기억을 잃을 만큼 많이 마셨다.
혹시 또 내가 실수를 하진 않았는지.......
.
한 친구는 올해가 정년이란다.
언제나 나이 어린 후배로만 생각했는데
그동안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구나.
그 마음이 얼마나 헛헛할까?.
내 마음이 지레 더 아프다.
제2의 인생을 차분히 준비하기를.
.
이로서 지난 연말부터 계속되어온 음주가
일단 끝을 맺었다.
시골에 오니 술 마실 일이 더 많다.
많이 마시진 않지만
이런 저런 모임, 이런 저런 핑계로
술 마시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
그러나 이젠 술을 확실하게 줄여야겠다.
농사를 위해서도 흐트러진 건강을 챙겨야 한다.
.
우울한 기분도 날려버릴 것.
눈 한 번 돌리면
바로 낙원 아닌가?.
.
 ​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17

Write a comment


다시 새 해가 오다

일상 속에서 2020/01/02 16:00
올해는 나도 모르게 맞은 것 같다.
특별히 바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한 해가 가는 줄도, 새 해가 오는 줄도 몰랐다.

작년 12월 30일 공수처법이 마침내 통과됐다.
검찰개혁의 핵심인 공수처법이 과연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지난 연말 내내 가슴을 졸였다.
이 때문에 세월이 가는 것도 몰랐던가?

공수처법은 그러나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됐다.
선거법 처리 땐 의장석까지 점거하며 반발했던 자한당은
이번엔 말로만 반대하면서 되레 자리를 비워줬다.
자기들도 속으로는 공수처법 통과를 바랐던가?

김대중으로부터 3대에 걸친 검찰 개혁 숙원이
이제 그 첫발을 내딛게 됐다.
추미애 법무장관 임명도 지체 없이 이뤄졌다.
하 수상하던 세월의 안개가 이제야 조금 걷히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기엔 물렁해도 역시 보통이 아니다.
나라는 이제 그를 믿고 맡기면 될 듯싶다.
다만 진중권을 비롯한 비판의 목소리에도
설령 발목잡기, 트집잡기에 불과하더라도,
새겨들을 만한 것은 가려 귀를 기울여 주기 바란다.

나의 올해는 어떻게 될까?
올해도 농사의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무농약에 더해 무경운 농법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아니 이미 시작했다.
성공하길 바라지만, 안 돼도 상관없다.
이미 농사에 목을 매지 않기로 작정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농사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이다.
지금 박물관 해설을 하고 있고
또 다른 일도 준비하고 있다.
제대로 될지는 모르지만.
이 또한 안 돼도 그만이다.
나는 그저 준비할 뿐이다.

그동안 나는 꾸준히 내일을 준비하며 살았다.
그러나 내가 준비를 덜 한 탓인지,
아니면 내가 할 일이 아닌 엉뚱한 준비를 했던지
나에게 그 일을 할 기회는 대부분 오지 않았다.
그래서 앞으론 내일을 준비하는 삶은 살지 않겠다고,
그냥 오늘만 충실하게 살겠다고 내려왔는데,
와서 살아보니 내일이 바로 오늘이더라.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 사실은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내일이면 내일이 오늘이므로.
다만 안 된다고, 기회가 안 온다고 실망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실망은 언제나 어제에 대한 것이므로.
지금은 오늘이지 않은가?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16

Write a comment


조국, 그리고 진중권이라는 자

시사 2019/12/27 11:43
오늘 새벽 조국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4개월이나 수사하고도
가족관계가 아닌 엉뚱한 사건, 감찰 무마 사건으로
몇 일 전에야 영장을 쳤다.
한 마디로, 해도 해도 안되니 별건 수사로 잡아넣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그 영장 조차 기각된 것이다.

법원이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면서도 영장을 기각한 사유는 3가지다.
첫째,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고
둘째, 부인이 구속돼있으며
셋째, 범죄의 중대성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언론은 이 판결을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하고 있다.
보수측은 범죄혐의가 소명됐다는 점, 특히 '죄질이 안좋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법원의 기각 처리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진보측은 어쨌든 영장이 기각된 점을 강조하면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나무란다.
그러나 일부에서도 지적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범죄의 중대성이다.
비록 죄질이 나쁘긴 해도 구속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이다.
한 마디로, 검찰이 별것도 아닌 일로 난장을 친 것이다.

딸의 표창창 문제 등 가족관계 재판은 또 어떻게 될까?
이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소한 잘못이야 있겠지만
그렇게 온 나라가 시끄러울 일은 아니었음이 드러날 것이다.

검찰은 곰 등허리에 붙은 진딧물 한 마리를 구실로
총칼, 아니 대포 탱크 미사일까지 동원해 곰을 사냥했다.
자한당과 함께 벌이는 최근 검찰의 행보는
참으로 방약무인하다.
자존심 강한 이는 설사 치명적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의 체면을 구기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이들은 염치도 부끄러움도 없다.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과의 인간적 신뢰는 물론
국가마저 안중에 없는 것 같다.
검찰의 수준이 겨우 이 정도였던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런 와중에 진중권과 유시민의 설전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들은 치밀한 논리를 자랑하는 일당백의 논객이다.
그러나 유시민은 '옳은 소리를 싸가지 없이' 해서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진중권은 '옳은 소리를 정나미 떨어지게' 해서
나는 둘 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진은 그 혀가 메두사와 같아
그의 주장을 듣고 나면, 나와 뜻이 같은데도' 늘 불쾌했다.
그러나 '옳은 소리'를 하므로 미워하진 않았다.

​ 그런데 조국 정국이 시작되면서 진중권의 행보가 이상해졌다.
정의당이 조국 법무장관 임명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탈당 소동을 일으키더니
돌연 동양대에 사표를 내며 본격적으로 진보진영 공격에 나서고 있다.
조국과는 친한 친구 사이라던데 왠일인가?

​ 어쩌면 '동양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에게 동양대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기실 학위가 없는 그가 대학 교수가 된 것은
동양대 총장의 특별 배려 였다고 한다.
그로선 총장이 은인과 다름없을 것이다.
그런데 총장은 청탁을 안 들어준 조국과 사이가 안 좋다.
그리고 때맞춰 조국의 등에 칼을 꽂았다.
혹시 이 때문에 그도 조국에 등을 돌린 건 아닌가?

​ '천하의 진중권'이 설마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총장의 사기 행각에 그답지 않게 너그러우면서
조국 딸의 표창장 문제엔 유독 확신을 갖고 총장 편을 드는 것을 보면
뭔가 잘 이해가 안 된다.
심지어 동양대 표창장 담당자들이 이미 총장의 거짓을 증언하는데도
그는 자기가 더 잘 안다고 억지를 부린다.
총기가 흐려진 게 아닌가 되돌아보라는 유시민의 충고가
귀에 들어오는 이유다.

​ 그는 총장이 교육부 감사로 사퇴할 위기에 처하자
갑자기 사표를 내고는 본격적으로 진보 공격에 나섰다.
그는 자유롭게 할 말을 하기 위해서 사표를 냈다며
"이제 자유다"라고 외치기 까지 했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일까?
총장은 은인이자 부담이었을 것이다.
총장 편을 들면 그 사실만으로도 자기 발언의 정당성을 의심받는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보다 자신의 특혜가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선수를 친 것이 아닐까?

​ 사표를 낸 그는 역시 친구였던 유시민을 물고 늘어지더니
오늘은 느닷없이 친문 인사들을 공격하고 나섰다.
자기는 아직도 문정권을 지지하지만
친문 인사들이 자기들의 이권을 위해 언론과 검찰을 공격해
문정권을 되레 망하게 하고 있단다.

​ 참 해괴하다.
그 자신이 그동안 언론과 검찰을 신랄하게 공격하지 않았던가?
언론과 검찰이야말로 자기가 지지한다는 문정권을 망가뜨리려고 혈안이 돼있는 것 아닌가?
검찰과 언론이 조국을 상대하면서 갑자기 달라지기라도 했는가?
올바른 언론, 올바른 검찰로 다시 태어났는가?

​ 아니다.
달라진 건 진중권 자신이다.
우리는 이미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던 인재들이
'특권'을 맛본 뒤, 혹은 특권에서 소외된 뒤 어떻게 변절했는지 본 바 있다.

​ 그의 독설은 역시 대단하다.
그러나 논리는 해괴하기만 하다.
그러고 보니 그가 유명해진 것은
논리력보다는 사람의 복장을 뒤집어놓는 교묘한 말솜씨 덕이었던가?
유시민의 말 처럼 그의 논리력이 퇴화한 것이 아니라면
우린 그의 요설에 그동안 속은 것이다.
이제 더는 현혹되지 않는다.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15

Write a comment


언제 철이 드나

한담 2019/12/18 14:32
어제 박물관에 초딩이들이 왔다.
그것도 코흘리개, 1,2학년.
이 어린것들에게 무엇을 설명해줘야 할까?
케케 묵은 옛것들에 관심이나 있을까?
말해준들 이해를 할 수 있을까?
기대난망.
어쩡쩡하게 그냥 데리고 다니며
알아서 구경하기만 바랐다.

그런데 줄곧 맨 앞에서 따라오던 한 여자 아이가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붙인다.
"선생님, 아는 것도 많고,아주 똑뜍하신 것 같아요.
저도 커서 선생님 처럼 똑똑해지고 싶어요"

뭐라고?
얘가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어른을 보고 감히 똑똑하다니.
그것도, 난 말도 별로 하지 않았는데
뭐가 똑똑하다는 거지?
혹시 내가 너무 무성의하다고 씹는 거야?

그럴리는 없겠지.
요즘 애들이 아무리 당돌하기로
할아비뻘을 능멸하기야 하겠는가?
찬찬히 아이 얼굴을 들여다보니
앙증맞기 짝이 없다.
더구나, 자기의 무식이 너무 한스럽다는 듯
그 표정이 슬프도록 진지하다.

나는 아이에게 대꾸도 못하고 얼른 시선을 피했다.
괜히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그러면서도 "사실 내가 똑똑하긴 하지?"
속으로 '흐흐흐...'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여고생 100명이 왔다.
모처럼 해설이 먹힐만한 손님들.
이들이 온다는 것을 알고
어제 오늘 근무를 자원했다.
제대로 한번 해설을 해보리라.

그러나....
의욕이 넘친 나머지 오버를 한 것 같다.
2층은 둘러보지도 못하고
1충에서만 1시간을 다 썼다.
아이들은 멀뚱멀뚱한데 혼자 도취,
하마터면 민망한 모습을 보일뻔도 했다.

아이고 망신이야.
이게 웬일이냐?
어제 철없는 초딩이가 한 마디 한 말에
주책없이 현혹된 것인가?.

난 왜 이렇게 가벼울까?
인생의 비밀은 혼자 다 아는 둣 하면서
때때로 터무니없는 실수를 한다.
나는 언제나 제대로 철이 들까?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14

Write a comment


적응이 안된다

영농일기 2019/12/17 11:30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뻐빠지게 일 한 끝에 오른쪽 고랑이 왼쪽 처럼 됐다. 대체 난 뭔 일을 한 것일까?

고랑 정리를 5일만에 끝냈다.
이랑과 이랑 사이는 넓은데 고랑이 좁아
그동안 일하는 데 많은 불편이 있었다.

해놓고 보니 무엇이 변했는지 모르겠다.
양쪽 고랑을 조금씩 깎아내린 뒤
이랑으로 퍼올린 것이 다 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은 엄청 힘들었다.
오랜만에 몸을 쓴 탓이기도 하겠지만
오랜 기간 밟고 다니다 보니
고랑 바닥이 마치 콘크리트 처럼 단단했다.
하루 고작 3시간 일을 했는데도
일을 끝내면 몸살이 나려고 했다.

이렇게 일을 할때 마다 느끼는 것이
농사의 형편없는 가성비다.
5일 동안이나 힘들게 일했지만 얻은 것이 무엇인가?
소득이 생긴 것도 아니고
내년 농사가 더 잘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다니기가 조금 쉬워질 뿐이다.
이를 위해 이렇게 진을 빼야 했나?
농사 일은 할수록 손해라는 걸 이미 여러번 실감했지만
그래도 적응이 안된다.
힘들 때마다 가성비를 한탄하게 된다.

평생 농사만 지어온 사람들도 말한다.
농사 지으면서 돈 벌 생각 말라고.
그러면 농사는 왜 짓는가?
농사가 취미인가?
농사로 생계를 해결하는 자가 농부다.
취미로 농사짓는 사람은 농부라 할 수 없다.
나는 농사에 생계를 걸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농부가 되기로 작정하고 이곳에 왔다.
그러니 기본 소득은 반드시 올려야 한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많은 귀농인이 가성비를 따지다 실수한다.
내가 아는 한 사람도
자기 밭의 일은 사람을 사서 하고
자기는 남의 밭에 가서 일하고 품삯울 받아
그 돈으로 자기 밭의 품삯을 준다.
그게 오히려 남는단다.
계산상으론 맞다.
자기가 하면 2,3일 걸릴 일이
사람을 사서 하면 하루면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나에게 늘 돈 벌 일이 있거나
그 일이 품삯보다 가성비가 좋을 때나 맞는 말이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키다가 망하기 딱 알맞다.

그렇게 실없는 농사를 왜 다들 그만 두지 못할까?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씨를 뿌린 뒤 싹이 돋는 걸 보면
말로 다 못할 감동을 느낀다고.
그 맛에 농사를 짓는다고.

그런가?
나는 아니다.
씨 뿌리면 싹 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게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엔 오묘함을 느끼지만
사람이 하는 일엔 신비가 없다.
본래 싹 나라고 씨 뿌리지 않았는가?
안 나면 되레 이상한 것 아닌가?

많은 사람이 손해를 보면서도 농사를 짓는 건
내가 생각하기엔, 아마도,
그게 아니면 할 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손해 볼 걸 알지만
농사 안 지으면 뭘 할 것인가?
극히 일부의 성공적인 농부를 제외하곤
농사란 그들에게 다만 존재의 의미다.
자기가 살아있음을 농사로 느끼는 것이다.

나도 얼마간 그렇다.
그러나 나는 언제까지나 손해를 보진 않을 것이다.
또 농사에 과도하게 매달리지도 않을 것이다.
즐겁자고, 행복하자고 여기 오지 않았는가?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13

Write a comment


용서받지 못할 자

시사 2019/12/06 10:04
지금쯤은 자한당이 지옥에서 헤맬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뜬금없는 단식투쟁 등 '뻘짓'을 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기고만장하다.
검찰이 '조국 사태'를 일단락 지은 뒤 야당 수사에 나설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오히려 자한당과 햔펀이나 된 듯
함께 청와대 공격에 여념이 없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검찰은 조국을 수사하면서 여당 지지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받았다.
그만한 혐의에 그런 사생결단식의 수사를 해야 하는지,
여당 지지자가 아니라도 의심할만 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수사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야당에 대해서도 곧 철저한 수사에 나설 줄 알았다.
그러나 정경심을 무려 14개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도
자한당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왤까?

아무래도 아직 조국을 잡지 못한 때문인 것 같다.
검찰은 정경심을 구속 기소한 뒤 당장 조국을 잡아넣을 기세였다.
그러나 여태 기소조차 못하고 있다.
이미 재판이 시작된 정경심의 경우에도
판사들이 공소장 내용에 황당해 한다는 전언이다.
만일 조국을 끝내 잡아넣지 못하고
정경심 마저 별다른 범죄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검찰은 패가망신의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얼마나 나라를 시끄럽게 했는가?
온 나라가 조국 하나 때문에 얼마나 휘청휘청했는가?
그런데 별일이 아니다?

검찰로서는 최악의 악몽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조국을 엮어넣으려는 것 같다.
1년도 더 지난 엣 사건을 새삼 들춰내
지방선거에 개입한 것 아니냐, 칼을 들이대는가 하면
아무리 사소해도 조국과 연관된 냄새가 나면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조국을 넘어 청와대와 전면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검찰이 아무리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해도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또 다른 의문이 든다.

어쩌면 검찰은 조국 개인이 목표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윤석열의 '충정'을 믿었지만, 믿으려 애썼지만
그게 아닌 것 같다.
조극은 하나의 희생물이었을 뿐
진짜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듯, 검찰개혁 저지였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조국 하나만 잡으면 대충 넘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문재인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알고
아예 청와대를 무너뜨리기로 결심했는지 모르겠다.
그러자면 야당의 도움이 필수다.
일각에서 검찰과 자한당의 뒷거래를 의심하는 이유다.
검찰이 청와대와 여당을 도덕적 타락세력으로 몰아
다음 총선에서 검찰 개혁을 반대하는 야당이 승리하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검찰은 자한당 관련 수사에는 모두 소극적이다.
자한당 국회의원 60여명의 목숨이 걸린 패스트트랙 수사는
총선이 하루 하루 가까워지는데도 오리무중이다.
아예 선거 뒤로 수사를 미뤘다는 말도 있다.
조국 자녀의 혐의와 판박이인, 아니 더 심한 나경원 자녀 수사 또한
시민단체의 7차레 고발에도 감감 무소식이다.
이런 검찰에 대해 자한당은 "검찰을 탄압하지 말라"
여당과 청와대를 상대로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만하면 환상의 복식조 아닌가?

그러나 이는 야당에게도 결코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검찰을 이대로 두면 대통령 조차도 멋대로 휘두를 수 있는 '괴물'이 된다.
아무리 검찰의 수사 독립성이 중요하다 해도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까지
확실한 증거도 없이 칼을 들이대도 좋은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그 괴물은 누가 견제할 수 있을까?
자한당이 집권해도 검찰은 두고두고 화근이 될 것이다.

다행히 국민들은 이전과 달리
검찰과 야당의 언론 플레이에 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문정권 지지율이 최근 사태로 폭락하기는 커녕
다소라도 오히려 올랐다.

문재인 또한 마침내 회심의 칼을 빼들었다.
추미애를 법무장관으로 내정한 것이다.
"추타르크"로도 불리는 추미애는 '순진한' 조국과는 다를 것이다.
야당과 언론이 또 어떻게 그를 흔들지 모르지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임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묘하게도 이와 맞춰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나왔다.
윤석렬이 "대통령에 대한 충심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악역을 맡고 있다는 엉뚱한 소리도 하고,
그동안 무소식이던 패트 수사도 년내 끝내겠다고 했단다.
무슨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인가?
그래본들 기차는 이미 떠났다.

조국을 끝내 잡아넣든 그렇지 못하든,
이제 와서 야당 수사에 나서든 아니든,
검찰은 이미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 댓가를 피할 수 없다.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12

Write a comment


농촌생활의 비법

영농일기 2019/12/05 15:44
오늘 멀칭매트를 모두 걷었다.
힘든 일은 아니지만 혼자 하긴 어려워
아내가 편한 날을 기다려 함께 일을 나갔다.
역시 함께 하니 일이 쉽다.
아내는 내가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쫑알쫑알,
나는 나보다 일도 못하면서 웬 잔소리냐 버럭 버럭,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일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힘도 별로 안 든다.

아내는 항상 내가 하는 일에 불만이다.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거다.
맞다.
그런데 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농사일은 절대로 너무 잘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아무리 완벽하게 해도
소득은 대충 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더라.
신경만 피로하고 스트레스만 쌓이더라.

농군 중에는 사관생도 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다.
고랑 하나를 내도 열과 오를 철저하게 맞추고
가지를 쳐도 모두 반듯하고 보기 좋게 마무리 한다.
그러나 비뚤게 심었다고 열매가 안 열리나?
대충 가지 쳤다고 덜 열리나?
품질도 수확량도 좀 낫긴 하지만
애쓴 만큼 돈이 되지는 않는다.

본래 농사가 그렇다.
가소성이 너무 형편없다.
농부도 자기가 농사짓는 것보다 사먹는 것이
훨씬, 훨씬, 훨씬 싸게 든다.
아니, 농사 지을수록 손해가 커지는 게 다반사다.
그러니 농사 열나게 지어 뭐 하겠는가?
차라리 대충 짓는 것이
힘도 덜 들고 실망도 덜 하다.

그래도 농사는 열심히 지을 것이다,
그러나 설렁설렁 할 것이다.
설렁설렁 열심히,
그게 내가 터득한 농촌생활 비법이다.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eltalk.net/trackback/911

Write a comment


◀ PREV : [1] : [2] : [3] : [4] : [5] : ... [8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