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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생활의 비법

영농일기 2019/12/05 15:44
오늘 멀칭매트를 모두 걷었다.
힘든 일은 아니지만 혼자 하긴 어려워
아내가 편한 날을 기다려 함께 일을 나갔다.
역시 함께 하니 일이 쉽다.
아내는 내가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쫑알쫑알,
나는 나보다 일도 못하면서 웬 잔소리냐 버럭 버럭,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일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힘도 별로 안 든다.

아내는 항상 내가 하는 일에 불만이다.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거다.
맞다.
그런데 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농사일은 절대로 너무 잘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아무리 완벽하게 해도
소득은 대충 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더라.
신경만 피로하고 스트레스만 쌓이더라.

농군 중에는 사관생도 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다.
고랑 하나를 내도 열과 오를 철저하게 맞추고
가지를 쳐도 모두 반듯하고 보기 좋게 마무리 한다.
그러나 비뚤게 심었다고 열매가 안 열리나?
대충 가지 쳤다고 덜 열리나?
품질도 수확량도 좀 낫긴 하지만
애쓴 만큼 돈이 되지는 않는다.

본래 농사가 그렇다.
가소성이 너무 형편없다.
농부도 자기가 농사짓는 것보다 사먹는 것이
훨씬, 훨씬, 훨씬 싸게 든다.
아니, 농사 지을수록 손해가 커지는 게 다반사다.
그러니 농사 열나게 지어 뭐 하겠는가?
차라리 대충 짓는 것이
힘도 덜 들고 실망도 덜 하다.

그래도 농사는 열심히 지을 것이다,
그러나 설렁설렁 할 것이다.
설렁설렁 열심히,
그게 내가 터득한 농촌생활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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