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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전

영농일기 2019/06/05 20:03
오늘 방아다리 밑의 고추잎들을 제거했다.
처음부터 그러려 했던 것은 아닌데
아래쪽 잎 한 장을 따 본 뒤 깜짝 놀랐다.
진딧물 알들이 버글버글했다.
방제를 해도 아래쪽은 약물이 잘 닿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이래선 아무리 자주 방제를 해도
진딧물을 잡기 힘들겠구나.
아직 덜 자란 고추들을 생각하면 좀 아쉬웠지만
꼭 필요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따주기로 했다.

한 그루 한 그루 잎을 따주면서
진딧물 알이 보이면 분무기로 바로 직격했다.
마치 포격으로 초토화된 적의 진지에서
패잔병을 확인사살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진딧물 외 다른 벌레들도 몇 마리 보인다.
그러나 총채벌레는 볼 수 없었다.
총채벌레는 너무 작아서 육안으론 잘 볼 수 없다던가?
현미경으로도 들여다봤으나
총채벌레 같은 건 찾을 수 없었다.

얼떨결에 시작한 일이라
오늘은 한 이랑만 할 작정이었으나
두 이랑, 마지막 이랑 까지 손을 댔다.
집에서 기다리던 아내가 내가 돌아오지 않자
또 무슨 사고를 치나,
밭으로 찾아왔다.
오늘 농협 직원과 점심 약속이 있었는데
내가 늦도록 돌아오지 않자
나 혼자 또 취했을까 걱정한 것이다.

아내가 들고온 냉커피를 함께 마시며
밑잎 따주기를 마쳤다.
그리고..... 아차!
스프링쿨러로 물을 뿌리고 말았다.
이러면 기껏 뿌린 약물이
모두 씼겨 나가지 않겠는가?

어제 초딩 모임에서 한 친구가
진딧물은 건조할 때 많이 발생하니
아침 저녁으로 잠깐씩 물을 뿌려주라더라.
그래서 오늘 아침 1분 30초 스프링쿨러를 작동했는데
정말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그 바람에 저녁에 또 무심코 물을 뿌린 것이다.

에구, 뜻대로 되는 게 없네.
하긴 우리 인생에 뜻대로 되는 게
얼마나 되더냐?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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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

영농일기 2019/06/04 10:13
진딧물은 일단 잡은 듯 하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진딧물은 죽어도 알들은 살아남아
몇일 뒤 알을 깨고 나와 다시 번진단다.
그러니 적어도 3~5일 간격으로
3번은 약을 해야 한단다.

지금까지 4번 약을 했다.
그러나 알들까지 방제가 됐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몇일 전 3단적화를 해준 아내와 동생은
살아있는 벌레들을 여러번 봤단다.
아직도 몇번은 더 약을 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고추잎들이 대부분 쭈글쭈글 하다는 것이다.
백기호는 이를 근거로
진딧물 보다 총체벌레가 문제란다.
그는 총채벌레가 번지면 완전히 농사를 망친다며
빨리 총채 약을 하라고 난리다.
그러나 용세 성님은 아니란다.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니 총채벌레가 없단다.

누구 말이 맞을까?
쭈글쭈글한 고추잎 사진을 찍어
농기센터 황과장에게 보냈다.
병충해 탓인지 영양부족인지
이유를 알려달라 부탁했다.

황과장 말은 약해(藥害)란다.
비료를 잘못 줬거나 방제약이 독해
잎들이 탄 것이란다.
비료는 준 적이 없으니
방제약이 문제인가?
약을 너무 독하게 줬나?
아님 황이 문제가 됐나?

본래 어제 약을 한번 더 하려 했으나
일단 쉬었다.
대신 미생물을 물에 타 뿌려줬다.
만약 황이 문제라면
조금이라도 씻겨 나가기를.....

아침에 밭에 들러
진딧물이 잔득 묻은 잎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봤다.
(농사를 짓다 보니 별 걸 다 산다.
나, 수평자도 샀다.)
아직도 살아있는 놈들이 있다.
아이고,
바로 또 약을 해야겠구나.

내가 치는 약이 천연약제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화학농약을 이렇게 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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