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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일상 속에서 2019/06/09 09:22
어제 남우와 두희가 왔다.
자식들이라고, 우리가 어찌 사는지 보러 온 것이다.
아이들이 큰 뒤 부터
함께 살면서도 같이 밥을 먹은 적조차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 뿔뿔이 헤어진 뒤에,
그것도 멀리 이곳 시골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하게 되니
참으로 감회가 깊다.

나는 그저 반가운데
아이들은 아직도 좀 서먹한가 보다.
왜 안 그렇겠는가?
그들 기억 속의 내 모습은
늘 찡그린 표정일 것이다.
특별히 자기들에게 기분 나빠서가 아니라
내가 만사에 심각했기 때문인데,
그러나 그들이 그것을 알 리 없다.
나 또한 내 표정이 그토록 차갑고 심각한 줄
아주 늦도록 몰랐었다.

아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당시 나는 언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 뒷전이었다.
그 모두가 사실은 나의 욕심, 나의 헛된 승부욕이었건만.....
뒤늦게 이를 알았을때
아이들은 이미 너무 멀어져 있었다.

그렇게 보내버린 시간들이
지금도 너무 후회스럽다.
아내, 특히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러나 아내와 달리 아이들은
이미 실 끊어진 연 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진 편이다.
특히 남우는
여전히 굳은 표정에 말이 없지만
누구보다 속정이 깊다.
내가 대전으로 자의반 타의반 내려갈 때부터
참으로 세심하게, 온갖 배려를 해주더니
얼마전에도 무슨 바베큐를 보내왔더라.
엄청 맛있다고 소문났다며 드셔보시라고.

두희도 앞으로 달라질까?
우리에게 잘 하기 보다
제 길이라도 좀 편하게 갔으면 좋겠다.
늘 씩씩한 척 하지만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 늘 불안불안하다.
우리 두희, 좀 덜 전투적이면 좋겠다.

토종닭을 사다가 농장에서 닭죽을 만들어 먹다.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먹으니
고기도 맛있고 술도 맛있다.

오늘 아이들이 모두 돌아갔다.
올 때보다 표정들이 편해져 좋다.
신에게 감사한다.

앞으로 이곳을
아이들이 언제나 찾아와 쉴 수 있는
최고의 쉼터, 최후의 의지처로 가꿔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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