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변했다.

일상 속에서 2020/01/23 17:19
설날이 코 앞에 다가왔다.
아내는 몇일째 설 음식 준비에 바쁘다.
아들에겐 뭘 해줄까. 딸은 뭘 좋아하더라?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힘들게 일하면서도 싱글벙글이다.
전에 없던(?) 일이다.

​ 나는 집안의 차남이다.
그래서 설이나 추석에 따로 상을 차리지 않는다.
제사 땐 아내가 전을 부쳐 가지만
명절엔 형님께 안부만 전하고 그냥 집에서 쉰다.
아내는 주로 내가 좋아하는 음식만 만들었다.
나가 놀든, 집에서 죽치든 모두 내 뜻대로 따랐다.
아이들에겐 거의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런 아내가 나는, 겉으론 무심했으나, 좀 이상했다.
속으로 아이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했다.

​ 그런데 아내가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변했다.
나는 이제 둘째고,
언제나 서울에 남겨둔 아이들 생각만 한다.
이제 애들은 다 컸는데....
오히려 저들이 엄마를 생각해줘야 할 때인데.
이제부터 정말 내편을 들어줘야 하는데....

​ 나는 이제 자기 밥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툭하면 이래라, 저래라 명령이다.
농사를 이따위로 지을 거냐 욱박지르는가 하면
청소고 뭐고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고 잔소리다.
이 때문에 가끔 싸우기도 한다.

​ 하지만 요즘은 사이가 좋다.
설 음식을 준비하며 즐거워 하는 것을 보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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