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그리고 진중권이라는 자

시사 2019/12/27 11:43
오늘 새벽 조국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4개월이나 수사하고도
가족관계가 아닌 엉뚱한 사건, 감찰 무마 사건으로
몇 일 전에야 영장을 쳤다.
한 마디로, 해도 해도 안되니 별건 수사로 잡아넣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그 영장 조차 기각된 것이다.

법원이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면서도 영장을 기각한 사유는 3가지다.
첫째,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고
둘째, 부인이 구속돼있으며
셋째, 범죄의 중대성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언론은 이 판결을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하고 있다.
보수측은 범죄혐의가 소명됐다는 점, 특히 '죄질이 안좋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법원의 기각 처리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진보측은 어쨌든 영장이 기각된 점을 강조하면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나무란다.
그러나 일부에서도 지적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범죄의 중대성이다.
비록 죄질이 나쁘긴 해도 구속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이다.
한 마디로, 검찰이 별것도 아닌 일로 난장을 친 것이다.

딸의 표창창 문제 등 가족관계 재판은 또 어떻게 될까?
이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소한 잘못이야 있겠지만
그렇게 온 나라가 시끄러울 일은 아니었음이 드러날 것이다.

검찰은 곰 등허리에 붙은 진딧물 한 마리를 구실로
총칼, 아니 대포 탱크 미사일까지 동원해 곰을 사냥했다.
자한당과 함께 벌이는 최근 검찰의 행보는
참으로 방약무인하다.
자존심 강한 이는 설사 치명적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의 체면을 구기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이들은 염치도 부끄러움도 없다.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과의 인간적 신뢰는 물론
국가마저 안중에 없는 것 같다.
검찰의 수준이 겨우 이 정도였던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런 와중에 진중권과 유시민의 설전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들은 치밀한 논리를 자랑하는 일당백의 논객이다.
그러나 유시민은 '옳은 소리를 싸가지 없이' 해서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진중권은 '옳은 소리를 정나미 떨어지게' 해서
나는 둘 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진은 그 혀가 메두사와 같아
그의 주장을 듣고 나면, 나와 뜻이 같은데도' 늘 불쾌했다.
그러나 '옳은 소리'를 하므로 미워하진 않았다.

​ 그런데 조국 정국이 시작되면서 진중권의 행보가 이상해졌다.
정의당이 조국 법무장관 임명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탈당 소동을 일으키더니
돌연 동양대에 사표를 내며 본격적으로 진보진영 공격에 나서고 있다.
조국과는 친한 친구 사이라던데 왠일인가?

​ 어쩌면 '동양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에게 동양대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기실 학위가 없는 그가 대학 교수가 된 것은
동양대 총장의 특별 배려 였다고 한다.
그로선 총장이 은인과 다름없을 것이다.
그런데 총장은 청탁을 안 들어준 조국과 사이가 안 좋다.
그리고 때맞춰 조국의 등에 칼을 꽂았다.
혹시 이 때문에 그도 조국에 등을 돌린 건 아닌가?

​ '천하의 진중권'이 설마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총장의 사기 행각에 그답지 않게 너그러우면서
조국 딸의 표창장 문제엔 유독 확신을 갖고 총장 편을 드는 것을 보면
뭔가 잘 이해가 안 된다.
심지어 동양대 표창장 담당자들이 이미 총장의 거짓을 증언하는데도
그는 자기가 더 잘 안다고 억지를 부린다.
총기가 흐려진 게 아닌가 되돌아보라는 유시민의 충고가
귀에 들어오는 이유다.

​ 그는 총장이 교육부 감사로 사퇴할 위기에 처하자
갑자기 사표를 내고는 본격적으로 진보 공격에 나섰다.
그는 자유롭게 할 말을 하기 위해서 사표를 냈다며
"이제 자유다"라고 외치기 까지 했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일까?
총장은 은인이자 부담이었을 것이다.
총장 편을 들면 그 사실만으로도 자기 발언의 정당성을 의심받는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보다 자신의 특혜가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선수를 친 것이 아닐까?

​ 사표를 낸 그는 역시 친구였던 유시민을 물고 늘어지더니
오늘은 느닷없이 친문 인사들을 공격하고 나섰다.
자기는 아직도 문정권을 지지하지만
친문 인사들이 자기들의 이권을 위해 언론과 검찰을 공격해
문정권을 되레 망하게 하고 있단다.

​ 참 해괴하다.
그 자신이 그동안 언론과 검찰을 신랄하게 공격하지 않았던가?
언론과 검찰이야말로 자기가 지지한다는 문정권을 망가뜨리려고 혈안이 돼있는 것 아닌가?
검찰과 언론이 조국을 상대하면서 갑자기 달라지기라도 했는가?
올바른 언론, 올바른 검찰로 다시 태어났는가?

​ 아니다.
달라진 건 진중권 자신이다.
우리는 이미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던 인재들이
'특권'을 맛본 뒤, 혹은 특권에서 소외된 뒤 어떻게 변절했는지 본 바 있다.

​ 그의 독설은 역시 대단하다.
그러나 논리는 해괴하기만 하다.
그러고 보니 그가 유명해진 것은
논리력보다는 사람의 복장을 뒤집어놓는 교묘한 말솜씨 덕이었던가?
유시민의 말 처럼 그의 논리력이 퇴화한 것이 아니라면
우린 그의 요설에 그동안 속은 것이다.
이제 더는 현혹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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