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반격

시사 2018/10/19 19:27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의 평양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로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서다.
김정은의 교황 초청은
혹시 문재인의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문 대통령이 제안했다 한다.
남북이 힘을 합쳐 교황을 초청한 셈이다.
이는 문재인의, 혹은 남북이 함께 둔
절묘한 '신의 한 수'로 생각된다.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는
미국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자금 미국의 대통령이 트럼프라는 것이 문제다.
돌연히 시작된 북미 대화 국면은
트럼프이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트럼프이기 때문에 언제든 깨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장사꾼,
그것도 사기성이 농후한 장사꾼이다.
그는 정치도 장사꾼 처럼 한다.
철저하게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면서
계산이 안 맞으면
자기가 한 말이나 약속도
주저없이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이다.
기적처럼 시작된 북미 대화도
교묘한 말장난 속에 그새 몇번이나 굴곡을 겪었다.
언제 또 변덕을 부릴 지 알 수 없다.
남북이 미국의 선의에만 기댈 수 없는 이유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남북이 움직였다.
안하무인, 변덕쟁이 트럼프에게
남북이 반격을 개시한 것이다.
먼저 북한은 중국에 손을 내밀고
러시아와도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여차하면 중국과 러시아 뒤에 숨어
판을 엎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다.

한국도 미국에 은근한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모든 공을 트럼프에게 돌리며
트럼프 비위 맞추기에 진력했지만
이제 끝까지 미국 눈치만 보지는 않을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대북 제재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독자적인 남북 군사-경제 교류협력을 추진한 것이다.

정부는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지만
구체적인 남북교류 복안에 대해
미리 알리고 허락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이와 같은 독자행동은
트럼프를 향한 은근한 경고이며
북미대화가 평화의 길에서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 견제구다.
이번 교황 초청은 그 결정판인 셈이다.

교황의 방북은
북미대화가 다시 전쟁으로 역행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트럼프가 교황조차 무시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러려면 아마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로서는 커다란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문재인,
보면 볼수록 신기한 사람이다.
때로 너무 여론을 의식.
정치를 쇼처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짜증도 나지만
사람을 놀래키는 재주가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문재인과 김정은, 그리고 트럼프가 엮어가는
글로벌 삼국지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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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평창동 2018/10/23 18:13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오!
    직접적이고 흥미롭습니다.^^
    신문 칼럼도 이렇게 쓰면 대박일듯요.
    이렇게 쓸만한 신문사가 있을까 싶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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